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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 독후감: 시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오이디푸스 왕과 현대적 견해

Juzero 2022. 1. 8. 13:30

시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오이디푸스 왕과 현대적 견해

 

 

 가장 우월한 비극 작품이라고 평가되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시학에서 소개된 모방의 대상, 플롯의 구성과 내용, 연민과 두려움, 삼일치론이라는 항목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오이디푸스 왕’의 주인공인 오이디푸스를 당시 사람들보다 높은 위치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고상한 인물로서 모방하고 있는데 이는 시학 제 2장에서 비극의 모방의 대상은 실제 범인보다 더 고상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시학 제 6장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사건들과 플롯은 비극의 목표이며, 목표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하였다. 게다가 제 8장에서는 플롯은 하나의 행동에 대한 모방이므로 각각의 부분이 긴밀히 짜여 있어야 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개연성과 필연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오이디푸스 왕’은 그가 태어나기 전부터 결정된 운명과 그 운명을 찾아가는 행동으로 인한 뚜렷한 인과관계를 보이며, 이는 결국 오이디푸스가 비극적 파국을 겪는 하나의 줄거리로 구성된다. 이러한 사건의 결합으로 ‘오이디푸스 왕’은 훌륭한 플롯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를 보는 관객들은 더욱 풍부한 연민과 두려움의 감정을 느낀다. 또한 제 11장에서 언급된 ‘깨달음과 뒤바뀜의 결합이야말로 큰 연민이나 두려움을 자아낸다.’는 아리스토텔레스 말한 훌륭한 플롯의 조건이다. ‘오이디푸스 왕’의 플롯 역시 뒤바뀜과 깨달음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오이디푸스 왕’에서 사자(使者)는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에 대한 의심을 해소시키고 오이디푸스를 달래기 위해 등장하지만 오히려 오이디푸스의 정체를 드러냄으로써 사건이 더 파국에 이르게 한다. 이는 상황의 반대 방향으로 급전하는 모양인 뒤바뀜을 보여준다. 또한 무지에서 지식으로의 변화 양상을 띠는 깨달음의 문제에 있어서는 오이디푸스가 일관된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에 대해 깨달아 가는 모습을 전체적인 줄거리에서 알 수 있다. 게다가 제 13장에서 훌륭한 플롯은 행복에서 불행으로 변화가 있어야 하며 그 원인은 악한 본성이 아니라 중대한 실수나 착오 때문이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오이디푸스 왕’에서 주인공은 고상한 위치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다 신탁으로 시작한 자신의 운명을 찾는 과정 중 실수에 의해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어 아리스토텔레스의 훌륭한 플롯의 이론과 부합한다. ‘오이디푸스 왕’은 주인공의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혈육 관계의 고통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줄거리인데, 이는 시학 제 14장에서 언급한 연민과 두려움을 자아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줄거리이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요시한 삼일치론( 시간, 장소, 행동) 에 있어서 ‘오이디푸스 왕’의 내용 중 시간에 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으나 하루를 지나지 않았으며 장소 또한 테베의 오이디푸스 궁전에서 발생하고, 오이디푸스를 비극적은 인간으로 이끌어가는 일관된 행동과 줄거리로 구성되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과 부합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3대 비극보다 몇  십년 더 후에 씌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합치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오이디푸스 왕’을 들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부족하지만 시학적 관점에서 ‘오이디푸스 왕’을 분석해보았다. 지금부터는 시학이라는 이론을 개인적인 견해로 서술할 것이다. 작품의 본질과 미학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사람들은 비싼 돈을 내면서 연극(비극,희극)을 보러 다닌다. 그러나 현대에서 이러한 작품들을 대중들이 향유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 바쁜 현대인들은 2시간 동안 앉아서 연극을 보며 작품에 대해 고민하고 감정의 표출을 느끼기보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대 그리스인과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감성도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행복에서 불행해지는 결말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보다는 힘들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이 우여곡절 끝에 완전한 꿈의 성취와 출세, 사랑의 성공과 같이 기분 좋고 행복한 결말을 선호한다. 이렇듯이 현대의 감성에 의해 모방의 대상부터 변화되었다. 또한 개연성과 필연성으로 이루어진 훌륭한 플롯을  평범한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큰 감명을 주지 않는 것 같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휴식을 즐기는 현대인들은 일관된 행위와 사건의 결합들로 나아가는 줄거리는 조금 지루할 수 있으며 보다 특별하고 우연성이 가미된 줄거리를 통해 고된 일상에서 해방감을 느낄 것이다. 시학 제 15장에서 인물은 일관된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드라마에서는 인물의 변화를 추구하는 양상을 보인다. 처음에는 성격이 좋지 않은 인물이 다른 인물을 만남으로써 성격과 생활의 변화가 생기는 경우나, 소심했던 인물이 사건들을 거치며 과감해지는 등의 경우다. 시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개연성을 깨뜨리는 것이지만 현대인들은 인물들을 보면서 처음엔 욕했다가도 나중에 가서는 공감하고 도리어 연민의 감정을 느낀다. 이렇게 현대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지만 뒤바뀜과 깨달음은 공통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현대인들도 예상하지 못한 뒤바뀜에서 자극을 받고 인물들이 깨달으며 그들도 몰랐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감명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다양한 양상들이 변화된 이유에는 고대서부터 현대까지 사람들의 기호가 바뀜에 따라 작가들이 조금 더 많은 인기를 끌고 그로인한 수입을 증대시키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점차적으로 드라마의 본질이 추구하는 전체적인 틀은 벗어나고 있고 사람들 입맛에 따라 작품을 구성한다. 나는 이러한 추세가 좋다 나쁘다라고 주관적으로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중들이 원하는 작품을 창작하기도 해야 하지만, 작품을 보면서 그 순간만 흥미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감성들이 자극되고 표출될 수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나가야 하고 작품의 미학과 본질을 잃지 않는 문학성 또한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