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천복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캠벨이 말하는 천복이다. 캠벨이 신화 속의 천복을 통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단지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일을 좇으라는 것일까. 천복을 통해 행복한 삶을 이루라! 라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납득할 수 있는 지식을 알려주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조셉 캠벨도 분명 알고 있겠지만 신화의 힘이란 책을 통해 천복의 어떤 의미를 전달하려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캠벨은 ‘신화의 힘’ 속 천복이란 내용을 통해 ‘각자 자신만의 천복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라는 숙제를 독자들에게 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천복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라고 제시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에 여기서 한 번 더 깊은 사유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독자들이 해야 하는 과제다. “우리 천복의 정거장은 어디에 있느냐... 우리는 이것을 찾아야 합니다.” 신화의 힘 내용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천복을 좇는 것인데 천복의 정거장이 무엇일까. 나는 위의 구절을 스스로만의 천복을 정의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내 인생의 천복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인생을 계획적으로 사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뚜렷이 장래에 어떠한 직업을 가져야 할지 정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인생의 최종적인 목표 따위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것을 미치도록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내게 천복이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내가 정의한 나만의 천복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나는 매일의 순간순간이 무척 즐겁고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소중함을 느낀다. 좋은 옷을 입고 단정한 사람만이 여관의 손님은 아니다. 지저분하고 빈티 나는 사람도 여관의 소중한 손님이다. 그렇다 내 인생에서도 즐거움, 기쁨, 환희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순간 뿐 아니라 우울함, 짜증, 슬픔 등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도 소중한 내 인생의 부분이다. 지금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 나에겐 굉장한 즐거움이자 행복이다. 결국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진 않지만 나의 매 순간이 귀중하고 행복하다고 느끼기에 캠벨의 생각에도 어긋나지 않으며 하늘이 내려준 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나는 돈이 없었던 적은 있어도 가난하다가 느낀 적은 없다. 성적이 낮았던 적은 있어도 무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이러한 것들이 나에게는 진정한 천복이며, 천복이 주는 삶의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천복과 내가 ‘신화의 힘’이란 책의 천복을 읽고 생각한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캠벨이 주장한 천복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고민하고 생각해보면서 자신만의 천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친 것 자체가 이미 책을 통해 얻은 큰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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