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Think

페이스북 주가 폭락, 페이스북은 소작농

Juzero 2022. 2. 18. 00:46

 

 

 

1. 메타(페이스북) 주가 폭락

2022년 2월 초, 메타(구 페이스북)의 주가가 폭락, 대폭락 했습니다.

폭포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수직낙하했습니다. 

 

사진출처: 네이버 증권정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서도, 기사를 보니 지난 해 애플의 iOS에 개인정보 추적 거부 및 허용 옵션에 따른 광고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네요. 심지어 구글도 앞으로 개인정보추적방지에 대한 의무를 추가하겠다는 발표로 했고, 이로 인해 메타의 주가가 또 하락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수십억의 회원이라는 매우 튼튼한 기반이 있었기에, 이러한 주가 폭락은 시장에 굉장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걸 보면서 메타는 정말 '힘 없는' 회사다 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습니다. 그리고 마크 주커버그가 왜 그렇게 메타, 메타를 외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2. 페이스북은 소작농

봉주의 성 안에서 땅을 빌려 농사를 지었던 중세시대, 대지주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던 근대시대에 이어서 현대사회에도 소작농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 공간의 소작농인데요. 온라인 공간을 부동산에 빗대어 표현한 이야기는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인터넷/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온라인 공간도 하나의 '부동산' 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단, 물리적인 제한과 범위가 없는 부동산이죠.

예전에는 장사가 성공하려면 첫째도 목, 둘째도 목, 셋째도 목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을 차지하는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었죠. 요즘은 배달과 온라인 판매로 인해서 길목의 중요성은 조금은 낮아진 듯 합니다.

 

길목의 중요성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사람들(유저들)이 많이 다니는(이용하는) 길목을 차지하는게 매우 중요한거죠. 이 측면에서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통해 온라인 길목을 장악하고 있으니 아주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매우 큰 문제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자리잡은 땅의 주인은 페이스북이 아니라 구글과 애플이라는 점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바일 앱이라는 온라인 공간(Android OS, iOS)을 창조 및 소유하고있는 구글과 애플의 땅을 빌려서 소작을 하고 있던 것입니다. 물론, pc의 인터넷에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에서 pc와 모바일이 각각 몇 %를 차지하는지 정확한 수치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모바일 앱이 압도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수십억의 회원을 보유하고있는 페이스북도 좌우할 정도이니, 왜 다들 플랫폼 비즈니스를 외치는지 알 것 같습니다.

건물로 생각해보면, 구글과 애플은 땅 주인, 메타는 건물주, 메타의 서비스들(페북, 인스타 등) 내에서 계정을 운영하고 유료광고를 하는 회사들은 세입자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건물주인 메타는 건물에 들어오는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건물에 들어올 때 '이름, 성별, 어디서 왔는지, 다른 건물에서는 뭘 샀는지, 어떤 건물을 갔는지' 등 정보를 추적하고 세입자들한테 "여기 당신의 잠재고객이 방금 들어왔어요!" 알려줬습니다. 땅의 주인인 애플과 구글은 이를 매우 언짢게 생각했고, "우리 땅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건물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추적 동의를 받으세요." 라고 선언해버렸습니다. 

 

 

3. 메타는 메타버스의 대지주가 될 수 있을까?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수북의 사명을 Meta로 변경할 정도로 메타버스에 매우 '진심'입니다. 이번 주가 폭락을 지켜보면서 그 마음이 더 확고해졌을 겁니다.

 

여러 부정적인 견해도 있지만, IT업계 전문가들은 메타버스가 모바일 앱에 이어 차세대 온라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1세대 인터넷이라는 땅은 무료이고, 2세대 모바일 앱이라는 땅은 구글과 애플이 거의 독과점한 상황이니(물론 중국같은 예외도 있긴 합니다만), 다음 차례인 메타버스라는 땅을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10년, 20년 후에 온라인 땅의 대지주가 될 것 같습니다. 아, 물론 메타버스가 차세대 온라인 공간이 안될 수도 있고요.

 

메타는 소작농에서 대지주가 될 수 있을까요?

 

 

4. 애플과 구글은 절대적인 지주인가?

그렇다면 애플과 구글이 반대로 소작농이 되는 경우는 없는건가? 라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의 기업활동을 뒷받침하는 배경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나는 건 '통신'입니다. 중국 정부가 중국에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통신을 아예 차단해버린 경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모바일 앱 생태계를 점령하고 있다고 한들, 사람들이 그 모바일 땅에 들어갈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다만, 통신은 국가마다 정부가 통신사업자들에게 통신망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통신망을 독과점하고 있는 회사는 '아직' 없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자체적인 우주인터넷을 구축을 위해서 위성들을 엄청나게 쏘아대고 있습니다. 

만약에 훗날 스타링크가 세계적으로 안정적이고 저렴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서 세계의 사람들이 SKT, KT 같은 본인 나라의 통신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스타링크를 이용한다면 구글과 애플을 넘어서는 최강의 대지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5. 그럼 또 어떤 땅이 있을까?

'클라우드'가 또하나의 땅인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는 기존의 데이터센터에서 7년에 걸쳐서 AWS로 완전히 데이터를 이전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 공공기업을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서버와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서비스로 AWS, Azure, 구글 등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KT 등 IT기업들도 사업 구조에서 클라우드 부문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만약, 10년 뒤에 거의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를 통해 활용된다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지주가 될 것입니다. 

 

( 한편으로는 클라우드 시장이 커질수록 높은 기술력의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데이터의 축적에 따라서 데이터센터를 계속 확충하는 것은 물리적인 한계가 있으니 반도체의 효율을 높여야합니다. 크기 대비 용량과 더불어 전력 효율도 매우 중요할 겁니다.

보통 데이터 저장은 메모리 반도체, 연산 처리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누어지는게 일반적이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처리능력을 추가한 메모리 반도체들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

 

 

모바일 앱과 클라우드 이외에도 플래폼 비즈니스의 지주가 될만한 산업이나 회사들은 또 뭐가 있을까요?

'Daily > Think'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속도로 앞지르기  (0) 2022.02.26
고객!  (0) 2021.10.21
두 종류의 불편함  (0) 2021.10.21
마케팅  (0) 2021.10.20
초기 고객  (0) 2021.10.20